부정부패에 항거한 아주 골치아픈 그리스도인
1901년 윤덕영이라는 사람이 황해도 도지사로 임명을 받고 그곳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는 왕실에 연줄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도지사로 내려간 지역에 흉년이 들어 백성들이 세금도 제대로 못 내는 판에 윤덕영은 거기에서 수많은 돈을 갈취하고 착복했습니다. 그것을 본 그리스도인들이 본인에게 항거하고 정부에 고발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이 사람은 파직되고 말았습다.
당시 "대한 그리스도인 회보"라는 주간 신문이 있었습니다. 1899년 3월 1일자 그 신문에 이런 기사가 실렸습니다. 당시 세력 있는 양반 한 사람이 평안북도 군수로 발령이 났습니다. 아마 그 사람은 틀림없이 뇌물을 써서 군수로 발령받았을 것입니다. 그는 부임하기 전에 자기가 부임할 그 고을의 사정을 조사해 보았습니다. 그곳에 벌써 야소교가 들어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곧 자기를 임명해 준 정부에 대해 "나는 야소교 있는 고을에 원님으로 가기 싫소. 야소교 없는 영남 마을로 옮겨 주시오"라고 요구했다는 것입니다. "대한 그리스도인 회보"에도 나와 있을 뿐만 아니라 "황성 신문"이라고 하는 신문에도 이 기사가 나왔습니다.
"대한 그리스도인 회보"에서는 이런 논평까지 달았습니다. "우리 교(敎)는 하나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는도다. 교를 참 믿는 사람은 어찌 추호나 그른 일을 행하며 관장의 영(令)을 거역하리요. 그러나 관장이 만약 무단히 백성의 생명과 재산을 빼앗을 지경이면 우리 교는 그것을 용이히 빼앗기지 아닐 터이니 그 양반의 갈 수 없다는 것이 이 까닭인 듯."
당시의 그리스도인들은 1만 명이 채 안 되었습니다. 우리 나라 전체 인구가 천만쯤 되었을 때입니다. 그러니까 천 명 가운데 그리스도인이 한 사람 있을까말까 한 때였습니다. 그때 우리 믿음의 선조들은 부정 부패에 대해 힘껏 항의했습니다. 그리하여 세력 있는 사람들도 예수교인을 함부로 다루지 못하고 그들을 아주 골치 아픈 존재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