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만세운동은 하나님이 시켰다
이상재 선생은 3․1운동의 민족대표 33인 중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어느 누구보다도 거물급에 속하는 민족지도자였다.
이상재 선생이 민족대표에 들지 않은 것은 직접 운동의 일선에 나서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은 까닭도 있었지만, 만세 사건 이후의 수습과정에서 일본정부와 맞서 일을 처리할 인물이 그 밖에 달리 없었던 때문이었다.
선생은 배후에서 각 종교 계파 간 얽힌 문제를 잘 풀어 단결시키는데 공헌을 했는데,
일본 경찰은 3․1운동 직후 선생을 잡아 눈앞에 무시무시한 고문도구를 늘어놓고 주도사실을 자백하라고 강요했다.
“옳지! 왜놈들은 자기 부모도 치는 무지막지한 놈들이라더라. 그래, 늙은 나를 치려거든 어서 쳐 보아라!”
가미우찌(上內) 형사는 차마 고문을 하지 못하고 이야기로 심문을 계속했다.
“이 운동은 누가 먼저 시작했는가?” “이천만 민족이 다 같이 시작했다. 이천만 인심(人心)의 발로이다”
“아니, 그런 막연한 대답 말고 구체적으로 말하라.”
“하나님의 지시로 했다.”
“당신이 한 짓이 아닌가?”
“나도 했다.”
“연루자는 누구인가?”
“연루자는 없다. 독립운동은 ‘獨’자의 뜻 그대로, 결국 자기 혼자서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도 배후에 무슨 흑막이 있을 테지?”
“흑막? 그런 것은 없다. 2만 명이나 되는 경찰과 형사들이 전국에 거미줄처럼 깔렸으면서도 너희가 그것을 몰랐다니 말이 되는가? 이제 와서 흑막 운운하는 것은 이토록 문제가 커지니까 책임을 회피하려고 그러는 것이 아닌가?”
누가 심문하고 누가 심문을 당하는 사람인지 모를 정도로, 이상재 선생은 오히려 당당하게 검사를 다그쳤다.
<출처 : 이상재 기념사업회 http://www.leesj.or.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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