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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부부예화] 아내는 남편의 인형이 아니다

아내는 남편의 인형이 아니다

 

 

헬마 변호사의 아내요, 3남매의 엄마인 노라는 남편으로부터 작은 새처럼 귀여움을 받으며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지만 마음에 담아둔 큰 비밀 때문에 근심이 끊일 날이 없었다. 비밀이란 남편이 병이 나서 지방에서 요양을 하던 신혼초의 일로서, 남편의 목숨을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죽은 부친의 서명을 위조해서 빚을 얻어 썼던 일이다.

 

그런데 악한이라고 평판이 나 있는 크로그스탓트라는 남자가 빌린 돈에 관한 건과 차용증서의 가짜 서명건을 미끼로 노라를 협박하면서 헬마의 도움을 얻어 은행에서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갖은 수를 다 쓰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노라는 남편이 알게 될까봐 조바심을 치면서 수습방안을 백방으로 알아봤지만 결국 헬마에게 탄로나고 만다. 그런데 그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남편은 노라를 심하게 꾸짖고 자기가 사회적으로 매장되는 것만을 두려워하면서 사회적 체면만 지키기에 급급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사건이 뒤바뀌어 크로그스탓트가 무조건 차용증서를 돌려줌으로써 겨우 위기를 모면하게 된다.

 

그러나 노라는 남편의 위선적인 행동에 염증을 느꼈고 처음으로 '인간'에게, '여자'에게 눈을 뜬다. 그리하여 단지 인형에 불과했던 처나 어머니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살겠다고 결심하고서 당당히 '인형의 집'을 나섰다. 노라가 집을 나오면서 한 말이다.

 

"아내는 남편의 인형이 아니다. 남편과 똑같은 인간이다. 나는 나 혼자가 되어 나라는 존재와 외부 세계와를 바로 알 필요가 있다."

 

(입센의 작품 인형의 집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