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과 인생

도스토예프시키에게 주어진 5분

예화지기 2019. 10. 1. 22:38

러시아의 작가 토스토예프스키는 1849년 그가 스물 여덟살 때 사회주의 혁명 단체 에 가입했다는 죄명으로 사형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영하 50도나 되는 추운 겨울날 그는 형장으로 끌려갔습니다.

 

 

그는 세 사람이 기둥 에 묶이는 그 가운데 있었습니다. 그에게는 최후의 5분이 남아 있었습니다. 28년간을 살아왔지만 단 5분이 이처럼 금덩이같이 생각되어지기는 처음이었습니다. 5분을 어떻게 쓸까? 형장에 같이 끌려온 사람들에게 마지막 유언을 한 마디씩 하는데 2분 걸리고, 오늘까지 살아온 생화를 정리해 보는데 2, 나머지 1분은 대지를 그리고 자연을 한번 둘러보는데 쓰자 -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소설 백치 중에서)

 

이렇게 생각하면서 눈물이 고인 눈으로 곁에 묶여 있는 두 사람에게 최후의 인사를 하였고 가족을 잠깐 생각하고 나니 벌써 2분이 지나버렸습니다. 이제 자신에 대하여 생각하는데, 문득 ‘3분 후에 나는 어디로 갈 것인가?‘ 눈앞이 캄캄해지고 아찔해졌습니다. 28년간이란 세월을 한순 간 한 순간 아껴 쓰지 못한 것이 그렇게도 후회가 되었습니다. 이제 다시 한번 살 수만 있다면 순간마다 값있게 쓰련만 하고 뇌까렸지만 가슴만 아파올 뿐이었습니다.

 

그 순간 장탄 하는 금속성 소리가 철커덕하고 났고 이와 동시에 견딜 수없는 죽음의 공포가 엄습 해 왔습니다. 내 생명이 이렇게 끝나버리다니 하고 있을 때 드라마 같은 극적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한 병사가 멀리서부터 흰 손수건을 흔들면서 황제의 특사령을 가지고 왔던 것입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그곳에서 풀려나 시베리아에서 긴 유형 생활 을 하다가 1859년에야 모스크바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그는 사형의 순간에 느꼈던 시간의 고귀함을 평생 잊을 수가 없었고 그 후에 영혼의 문제에 심취하여 그의 소설 속에는 언제나 신앙적 최후 승리가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시베리아 유배생활에서 석방된 직후에 도스토예프스키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자기 신앙을 한 편지 속에서 이렇게 털어 놓았습니다.

 

"구세주와 같이 그렇게도 아름답고 심오하며 동정심에 가득차고 여성적이면서도 또 남성다운 면까지 갖춘 완전한 분이라곤 없다. 정말 질투심마저 느끼는 그런 사랑을 품고 나는 말하거니와, 그와 같이 완전한 분은 절대로 없으며 또한 있을 수도 없다는 것이다. 좀더 얘기 할 것이 있는데 그 것은 어느 누구든 간에 나더러 그리스도는 진리의 실천자가 아니고, 실제에 있어서 진리인 그리스도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에 있다는 것을 증명까지 해준다고 하더라도 나는 서슴치않고 그 진리를 버리고 그리스도 편에 들어갈 것이다."

 

그리고 그는 나는 그리스도가 없는 상태 하의 인간을 상상도 할 수 없다고 고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