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키에르케고르의 '죽음에 이르는 병' 이라고 하는 책은 이제는 고전입니다.
아마 대학시절에 모두가 한 번쯤은 읽었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하는 책 속에서 자기 자신을 인식하지 못하는 혼란스러운 인간상 을 지적하는 이야기, 재미있는 설화가 있습니다.
어떤 농부 한 사람이 아침 일찍이 맨발로, 양말도 신발도 신지 못한 채 도시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하루종일 궂은일을 해서 그 날 따라 돈을 많이 벌었습니다.
한 켤레의 양말을 사서 신고 또 구두를 사서 신었습니다.
그리고도 돈이 꽤 많이 남았습니다.
이것을 가지고 그는 술을 마셨습니다.
만취상태가 돼 가지고 비틀거리며 자기 집을 향하여 시골로 돌아오다가
길 한 가운데서 그는 취기가 너무 높아져서 만취된 상태로 길에 누워버렸습니다.
아주 큰 대자로 벌떡 누워서 잠을 자는데
마침 마차 하나가 지나가다가 마차를 세워놓고 마차에 탄 사람이 소리를 질렀습니다.
"이 사람아 길을 비켜. 만일에 비키지 않으면 그대로 네 다리 위로 지나가 버리고 말 것이다. 네 발 위로 지나갈 것이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만취된 농부는 그때야 눈을 뜨고 정신을 좀 차리고 하는 말입니다.
자기 발을 보고 양말과 신을 신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자기의 발이라고 생각하지를 않고
"지나가거나 말거나 마음대로 하시오. 이것은 내 발이 아니니까"라고 말했습니다.
세상에 자기 발이 신발을 벗었을 때 자기 거라고 생각하고
술 취한 가운데 신발을 신어놓고 이것은 내 발이 아니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고로 마음대로 지나가라고 이 만취한 사람의 형편없는 소리, 우습게 들리지요.
바로 인간의 혼란스러운 모습이 이러하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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