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죽음 예화] 메멘토 모리 Memento mori'죽음을 잊지 말라'

예화지기 2024. 2. 10. 20:54

메멘토모리 Memento mori (죽음을 잊지 말라)

 

 

 

이 말은 고대 로마 공화정 시절의 개선식에서 유래했다는 야사가 있다.

전쟁에서 승리한 장군에게 허락되는 개선식은 에트루리아의 관습에 따라

얼굴을 붉게 칠하고 네 마리의 백마가 이끄는 전차를 타며 시내를 가로지르는 카 퍼레이드를 거행하는데,

이런 대접을 한 몸에 받게 되면 당사자는 말 그대로 신으로 숭배받는 듯한 벅찬 감동에 젖는다고 한다.

 

그런데 이 개선식의 마차에는 인간 중에서 가장 비천하다고 할 수 있는 노예 한 명이

장군과 같이 탑승하고, 이 노예는 개선식 동안 끊임없이

"메멘토 모리(죽음을 잊지 말라)"라는 말을 속삭였다는 것이다.

이는 해당 개선장군에게 너무 우쭐대지 말라고 하는 경고 장치였다. 

즉 아무리 대접받는다 해도 그는 신이 아닌 인간일 뿐임을 잊지 말고 공손해져야 한다는 사실을 

계속해서 경각시키는 것이다. 그냥 그런 말을 하는 정도라면 다른 사람으로도 충분히 가능할 터인데 

굳이 노예를 사용하는 까닭은 비천한 존재인 노예를 같이 태움으로써 

고귀한 신만이 탑승하는 신의 전차보다 그 급을 낮추기 위해서였다. 

이는 아무리 영광스러운 인간이라도 신에는 미칠 수 없다는 에트루리아 특유의 종교적 장치였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개선장군에게 수여되는 관에는 이런 경고 문구들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Memento mori
그대는 죽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Memento te hominem esse
그대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라!
Respice post te, hominem te esse memento
뒤를 돌아보라, 지금은 여기 있지만 그대 역시 인간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원래는 오만해지지 말고 신들을 공경하라는, 

1등이라고 너무 우쭐대지 말라는 뜻을 담고 있는 문장이었다. 

아무리 인간으로서 전성기를 누려봤자 그 위에는 반드시 신이 있기에 항상 겸손하게 살아야 한다는 뜻.

 

이 때문에 초기에는 카르페 디엠(carpe diem, 지금을 즐겨라)과 일맥상통하는 문장으로 받아들였지만,

이후에는 기독교의 영향을 받아 현세에서의 쾌락, 부귀, 명예 등은 모두 부질없는 것(Vanitas)이라는 등

기독교적 허무주의를 상징하기 시작했다.

19세기 초에는 죽은 가족, 친구, 연인의 모습을 메멘토 모리라며 

사진을 찍어두는 게 유행이었다고 한다. 

정확히 말하면 당시에는 사진을 찍는데 가격이 매우 비싸서 차마 살아 생전에는 찍지를 못하고, 

사람이 죽고 나서 그를 기억하기 위해서 찍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