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독립 민주국회 제1차 회의를 열게 된 것을 하나님께 감사하는 바입네다…. 먼저 이윤영 의원 나와서 하나님에게 기도를 올려 주시기를 바랍네다.” 1948년 5월 31일 제헌국회 개원식장(옛 중앙청 회의실). 5·10선거에서 선출된 국회의원 198명은 귀를 의심했다. 임시의장에 선출돼 단상에 오른 이승만 박사가 특유의 이북 억양이 섞인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이윤영 의원에게 기도요청을 한 것이었다. 순서에도 없는 즉흥 제안이었다. 요즘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을 감리교 목사 출신 이 의원에게 부탁한 것이었다. 이 의원은 북한에서 목회를 하다 공산당을 피해 남한으로 내려와서 서울 남산감리교회를 세운 목사이다. 그는 서울 종로에 출마해 제헌의원이 됐다. 기도요청에 누구보다 놀란 것은 이 의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