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문학

성탄절에 꼭 봐야 할 영화 프랭크 카프라 감독의 '멋진 인생'

예화지기 2019. 12. 15. 00:51

미국 사람들이 성탄절에는 꼭 보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1946년에 만들어진 흑백이다. 비록 흑백 영화이고 오래된 것이지만 하얀 눈덮힌 마을과 함께 펼쳐지는 따듯한 이야기를 통해서 보는 이는 뜨거운 감동으로 몰입하게 된다. 그리하여 생각을 똑바로 잘 가진다면 세상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요 또한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된다.

 

 

그 제목이 "멋진 인생"(It's a Wonderful Life)이다.

 

크리스마스이브, 뉴욕 베드포드 폴즈에서 조지 베일리는 심란한 심정으로 자살을 고민하고 그의 가족들은 그를 위해 기도를 한다. 그들의 기도는 천국에 전해지고 2급 천사인 클래선스 오드보디는 조지를 구하기 위해 지구로 보내진다. 그가 출발하기 전, 그의 상사인 요셉은 조지 인생의 회상 장면들을 보여준다.

 

이야기는 조지가 12살 이었을 적 언 연못에 빠진 동생을 구하다가 왼쪽귀가 먹게 되는 모습부터 그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약국 약사의 실수를 방지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조지는 베드포드 폴즈를 항상 떠나고 싶어 하지만 상황은 그가 바라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우선 조지는 그의 동생 해리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 여행을 하다가 대학교를 가고 싶어 하지만 그들의 아버지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인해 유럽 여행을 포기한다. 후에는 회사 운영을 위해 본인 대신 동생 해리를 대학교에 보내고 학비를 보태주고 해리가 대학을 졸업한 후에 회사를 대신 운영해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해리는 대학 졸업 후에 아내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오고 그녀의 아버지가 해리에게 좋은 직장 자리를 제의했다는 것을 조지는 알게 되고 그의 꿈을 또 미루게 된다.

 

메리 해치는 어렸을 적부터 조지를 많이 좋아하고 있는데 조지와 달리 뉴욕에서 대학교를 마치고 돌아온다. 조지는 대학교에서 돌아온 메리를 만나러 가서 둘은 다투다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고 결혼을 한다. 조지는 결국 베트포드 폴즈를 떠나지 못하게 되지만 저소득층 주택단지를 시작하게 된다. 그의 아버지의 시절부터 악덕 사업자였던 헨리 포터는 그가 거슬리자 그를 사들이기 위해 연봉 2만 달러를 줄 터이니 자신 밑에서 일을 하라는 제의를 한다. 조지는 잠시 흔들리지만 그는 포터가 그의 사업을 문 닫기 위한 작정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단호하게 거절을 한다. 후에 그는 아내와 1남 3녀를 갖고 단란한 가정을 이룬다.

 

1차 대전과 2차 대전을 겪은 후 모두 화기애애하게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와중, 조지의 삼촌인 빌리가 은행에 회사 자금인 8천 달러를 입금하러 갔다가 돈을 잃어버리게 되고 회사는 급 위기에 처하게 된다. 설상가상 때마침 금융 감독관이 회사 조사를 하기 위해 나와 있었다. 만약 그 돈을 찾지 못 하면 회사는 문을 닫고 조지와 빌리는 감옥살이를 하게 될 처지에 처한다. 돈을 찾기 위해 사방팔방 돌아다니다 실패하고 가족들에게 말실수를 한 뒤 집을 나와 술을 마시고 방황하다 자살하기 위해 다리위에 올라 간다. 이 때 그는 수호천사 클래런스와 마주치게 된다. 클래런스는 조지가 힘들어하고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자 조지가 태어나지 않았을 세상을 보여준다.

 

조지의 동생 해리는 살려줄 형이 없었기에 물에 빠져 죽게 되고 그가 밑에서 일했던 약사는 실수를 막아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범죄자로 몰리며 그가 집을 지을 수 있기 위해 도와줬던 많은 사람들은 초라한 생활을 한다. 메리는 결혼을 하지 않아 노처녀로 살아가며 그의 자식들 역시 태어나지 못한다. 삼촌은 회사가 망하고 정신병원에서 지내며 그의 어머니는 성격이 못 된 집주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조지는 더 이상 견디지 못하겠다고 느껴 클래런스를 찾아가서 다시 살고 싶다고 애원한다. 그의 간절함을 느낀 클래런스는 정상으로 세상을 되돌리고 조지는 인생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며 행복하게 집으로 향한다. 집에서 그는 아이들과 격하게 포옹을 하고 자신의 태도에 대한 사과를 하며 그를 찾아온 금융 감독관과 기자들마저 반긴다. 그 때 그의 아내는 마을에서 돌아와 주민들이 힘을 모아 돈을 마련해줬다고 알려준다. 조지로부터 수년간 도움을 받았던 마을 주민들로부터 도로 도움을 받으며 훈훈하게 크리스마스를 다 같이 맞이한다. 그리고, 주민들이 모아준 돈다발 위에 한 권의 책이 놓여있는데, 이는 클래런스가 두고 간 '톰 소여의 모험'이라는 책이다. 그 책으로 하여금, 어린 시절 항상 베드폴즈를 벗어나 여행을 떠나고 싶어하던 조지 베일리의 모습, 그러나 한 평생 고향을 떠나진 못했지만 결국에는 가장으로서도, 사업가로서도 인정받게 된 조지 베일리의 행복한 결말을 추측할 수 있다.

 

그 내용을 촬영하는데 작은 기적이 일어난다. 주인공이 억울하게 범죄의 누명을 쓰고 하소연할 데를 찾지 못하고 길가에서 한 작은 식당에 들어가게 된다. 그는 절망 속에서 기도를 한다. 이 장면에서 주인공인 제임스 스튜어트는 중생을 경험한다. 그도 이 영화를 찍을 때 주인공처럼 실의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그 장면의 대사는 너무도 자신의 입장과 같았다고 느꼈다. 때는 2차 대전이 끝난 직후, 제대한 제임스 스튜어트는 미래에 대해 전혀 자신이 없었다. 감독 프랑크 카프라도 역시 그러했다. 자본도 없이 제대한 뒤에 처음 찍는 작품으로 자신이 없었다. 그저 새로운 세계를 향해 발돋움을 하며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아무 것도 장래를 약속하지 않고 있었다. 감독처럼 배우로서의 제임스 스튜어트도 미래에 대한 걱정에 눌려 있었다.

 

그는 각본대로 대사를 외었다. "하나님... 하나님... 하늘에 계신 아버지, 저는 기도하는 사람은 아닙니다만, 당신이 거기 계셔서 제 기도를 들으신다면 제 길을 인도해 주십시오. 저는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제 길을 인도해 주십시오. 하나님..." 이 말을 하면서 그는 사람들의 고독과 절망감을 느꼈다. 눈에는 눈물이 고였고 마구 흐느껴 울게 되었다. 전혀 계획하지도 않았던 연기가 나왔던 것이다. 기도의 힘이,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힘이, 그 아버지가 절망하는 사람들을 돕고 있다는 깨달음이 들어오면서 눈물이 흘러 흐느끼게 했던 것이다. 그는 마치 자기의 삶이 영화에서처럼 천사의 인도를 받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미래에 대한 아무런 가능성도 없었던 것이 이제 새로운 꿈과 열정으로 뜨겁게 채워졌던 것이다.

 

이 장면을 본 감독은 놀랐다. 이렇게 리얼하게 나올줄 알았더라면 더 클로즈업을 시킬 것을! 그는 필름 현상실에서 긴 시간을 보낸다. 계속 그 장면을 확대시키고 확대시킨 것을 다시 확대시켰다. 잘 안보이는 것이라도 좋은 것은 부각시키겠다는 신념이었다. 그리하여 감동적인 이 기도의 장면은 부각되어 전환점이 된다. 영화 내용만이 아니라 만드는 사람들에게도 그러하였다. 그후 지금까지 사람들은 성탄절만 되면 이 영화를 보았다. 그것은 평범한 인간이 얼마나 아름답게 살 수 있는지 보여 주었다. 기도의 힘이 얼마나 강한 것인지를 보여주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천사를 느끼게 해 주었다. 무엇보다도 모든 사람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이 얼마나 인생을 멋지게 하는지도 알게 해 주었다. 그리하여 행복한 성탄절을 맞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