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의 구약신학의 대 학자였던 김정준 박사가 있습니다. 이분은 한신대 학장을 지내신 분인데 결핵을 앓아서 폐를 한쪽을 제거하시고 늘 병으로 고통을 당하시며 생을 사신 분이십니다. 그 분의 시 가운데 “내가 죽는 날” 이라는 시가 있어서 소개를 드립니다.
내가 죽는 날
- 시 . 김정준
내가 죽는 날!
그대들은 “저 좋은 낙원에 이르리니” 찬송을 불러주오
또 요한계시록 20장을 끝까지 읽어주오
그리고 나의 묘패에는 이것을 새겨주오
“임마누엘” 단한마디만을!
내가 죽는 날은
비가와도 좋다
그것은
내 죽음을 상징하는 슬픈 눈물이 아니라
예수의 보혈로 내 죄를 씻음 받은 감격의 눈물!
내가 죽는 날은
바람이 불어도 좋다
그것은
내 모든 이세상의 시름을 없이하고
하늘나라 올라가는 내 길을 준비함이라
내가 죽는 날은
눈이 부시도록 햇빛이 비추어도 좋다
그것은 영광의 주님 품에 안긴
내 얼굴의 광채를 보여 줌이라
내가 죽는 시간은
밤이 되어도 좋다
캄캄한 하늘이 내 죽음이라면
저기 빛나는 별의 광채는
새 하늘에 옮겨진 내 눈동자이니라
나를 완전히 주님의 것으로 부르시는 날
나는 이날이 오기를 기다리노라
다만 주님의 뜻이면
이 순간에라도 닥쳐오기를!
번개와 같이 닥쳐와 번개와 함께 사라지기를!
그 다음은 내게 묻지 말아다오
내가 옮겨진 그 나라에서만
내 소식을 알 수 있을 터이니
내 얼굴을 볼 수 있을 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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