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강영우 박사는 지난 2011년 10월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가족들에게 마지막 편지를 썼습니다. 고 강영우 박사가 쓴 편지에는 그가 가족과 함께 했던 행복한 시간을 회상하면서 부인 석은옥 권사와 진석, 진영 두 아들에 대한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빼곡히 담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두 아들에게]
이제 너희들과 함께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내가 너희들을 처음 품에 안은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너희들과 이별의 약속을 나눠야 할 때가 되었다니..
좀 더 많은 것을 나누고,
좀 더 많은 것을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이 밀려온다.
하지만 너희들이 나에게 준 사랑이 너무나 컸기에,
그리고 너희들과 함께한 추억이 내 맘속에 가득하기에
난 이렇게 행복한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단다.
해 보기 전에는 결코 포기하지 말라는 나의 말을
가슴 속 깊이 새긴 채로 자라준 너희들이 고맙고,
너희들의 아버지로 반평생을 살아 왔다는 게 나에게는 축복이었다.
내가 떠나더라도 너희들은 혼자가 아니기에
너희들 곁에 사랑하는 사람들이 늘 항상 함께 할 것이기에
아버지는 슬픔도, 걱정도 없다.
나의 아들 진석, 진영이를 나는 넘치도록 사랑했고 사랑한다.
[사랑하는 아내에게]
당신을 처음 만난 게 벌써 50년전 입니다.
햇살보다 더 반짝반짝 빛나고 있던
예쁜 여대생 누나의 모습을 난 아직도 기억합니다.
손을 번쩍 들고 나를 바래다 주겠다고 나서던 당돌한 여대생,
당신은 하나님께서 나에게 보내주신 날개 없는 천사였습니다.
앞으로 함께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이 순간에
나의 가슴을 가득 채우는 것은
당신을 향한 감사함과 미안함 입니다.
시각장애인의 아내로 살아온 그 세월이 어찌 편했겠습니까?
항상 주기만 한 당신에게 좀 더 잘해주지 못해서,
좀 더 배려하지 못해서,
너무 많이 고생시킨 것 같아서 미안합니다.
지난 40년간 늘 나를 위로해주던 당신에게
난 오늘도 이렇게 위로를 받고 있습니다.
미안합니다.
더 오래 함께 해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내가 떠난 후 당신의 외로움과 슬픔을 함께 해주지 못할 것이라서...
나의 어둠을 밝혀주는 촛불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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